우선 교수님들이 수업이나 연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다. 75분 수업을 전부 영어로 진행하시는데 수업 준비도 꼼꼼하게 해오시는 데다가, 막힘없이 술술 설명하신다. 외우거나, PPT를 읽는 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시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 “미국에 있을 때 이런 연구를 진행했었는데~” 하고 소개해주시는데 너무 멋있고 신기하다. 가끔 선배들이 대학원에서는 그렇게 수업을 열심히 듣지는 않는 거 같다고 했었는데 교수님들이 열정이 대단하셔서 나도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도 잘하는 학생들만 모여서 그런지 수업에서도 좀 다르다. 디지스트는 거의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는데 교수님과 영어로 자유자재로 질문, 답변을 주고 받는다. 짧은 문장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근거를 영어로 전달한다. 그리고 일반 대학교와는 다르게 강의 중에 질문을 하는 것에 조금 더 거리낌이 없다. 보통은 교수님이 질문 있냐고 물어보시면 다들 눈을 피하고 적막이 흐르다가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곤 했는데, 여기서는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그리고 교수님이 답변을 해주시면, 또다시 상세한 질문을 한다. 강의 내용에서 주가 되는 내용은 아니더라도 교수님도 정성껏 답해주신다. 질문을 하고,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훨씬 더 열려있고, 자연스럽다.
그리고 찐공대생(?)들이 많다. 대충 성적 맞춰서 공대에 온 친구들보다 공학이 좋아서, 연구를 하고 싶어서 온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연구실 분위기도 전혀 다르고, 진지하게 본인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 고민하고, 의논한다. 이 모습이 조금 신기했다. 물론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연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진심인 것 같다. “A 방법으로 해봤는데 수치가 이러이러했으니, A’ 로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여기서는 B를 사용해서 조금 더 개선해야 될 것 같다.” 등등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방법을 도출해간다. 이상적인 연구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토론형, 참여형 수업은 말로만 들었었는데, 사실 대학교 강의는 일방적인 지식 주입(?)이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여기서는 활발하게 소통하고,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다. 너무 신기하다. 내 입장에서는 조금 충격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논문이나, 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런 선배들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나도 더 잘하고 싶어진다. 지금은 Lv.1 정도 이제 튜토리얼 깨고 있는 수준이지만, 나도 더 성장해서 저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다들 머찐 사람들이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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