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감성적이고, 진지한(?) 이야기..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작성해 보기로 했다. 오리엔테이션은 사실 별거 없었고, 학생 인건비에 대한 설명과 명사 특강이 전부였다.
학부생들은 이틀에 걸쳐서 진행하는 데다가 전날 행사 끝나고 다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원은 그런 거 없다.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말한다.
그리고 웃프지만.. 오리엔테이션인데.. 우리도 신입생인데 대학원생은 다들 엄청 피곤해 보였다…ㅋㅋㅋ
참고로 작년 오리엔테이션에는 신입생 환영 키트가 파우치나 에코백부터 해서 실용적인 달구 굿즈에다가 종류도 다양했는데.. 이번엔 소박해졌다..
아무튼 개강 3주 차에 오리엔테이션 후기를 작성하게 된 이유가 있다. 특강에서 들었던 말 한마디가 기억에 남았고, 얼마 전에 교수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미니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말이 이런 뜻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대학원은 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 문장은 특강에서 처음 들은 건 아니다. 입학을 앞두고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이 문장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막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대학원 생활은 어떨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특강에서 다시 한번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도 잘하고 싶다.' 정도였던 거 같다.
그리고 얼마 전 전공 강의에서 교수님이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시면서 이 이야기를 하셨다.
그동안에는 어느 정도 풀이 과정이 정해져 있고, 명확하게 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데 익숙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보고, 삽질도 했다가 그러면서 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
연구실에서 미니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에는 막막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문제가 조금 진전되고, 조금 수치가 나오고(터무니없는 수치였지만..ㅋㅋㅋ) 또 조금 개선되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드디어 좀 봐줄 만한 답이 나왔을 땐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처음 며칠은 얼마나 우울하고 속상했는지…. 고인물들 사이에 갓 들어온 뉴비는 뭐부터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사람이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3주 차가 되니 나름대로. 적응도 했고, '그래도 해보자! 할 수 있다!' 스스로 다독이면서 지내고 있다.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고, 전공 강의를 들을 때는 저게 도대체 뭔소리지?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학부 때 하던 거랑 너무 달라서 더 그런 것 같다.
잘 해내고 싶고, 잘 해낼 거라고 믿어주기로 했다. 원래나 자신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나를 대해줘야 되는 거다. 맛있는 거 먹고 이야기 들어주고 믿어주고 응원해 주기! 헿 잘 부탁해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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