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커피를 끊기로 마음 먹은 계기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귀하신 몸' 영상을 보고 이번엔 진짜 끊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https://youtu.be/oVvdy_ksx9w?si=FgypQsqLuyTUX5JI
원래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타벅스 벤티사이즈(591 ml) 텀블러에 가득 담아서 습관처럼 먹곤 했다.
이전 연구실 식구들이 다들 커피를 좋아 하셔서, 점심 먹고 종종 다같이 커피 한잔 하는게 소소한 낙이었다.
그리고 대학원에 와서 기숙사에 살다보니 룸메가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코고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고, 잠을 못 자니 피곤해서 커피를 더 많이 먹게 됐다.
그랬더니 이제 커피를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불편한 날이 많아졌다.
게다가 이런 도파민 중독이 전두엽을 살살 녹이는 거라고.. 기억력, 인지 능력에 악영향을 준다고 하니까 이제는 진짜 끊어야겠다 싶었다.
내가 했던 방법은
1. 커피 말고 다른 음료로 대체하기('귀하신 몸' 영상에서 차 종류로 대체해보라고 하심.)
➡️ 평소에는 두유를 마시거나, 다른 사람들과 카페에 가면 스무디 같은 걸 먹었다.
2. 너무 피곤하면 20분 정도라도 쪽잠을 자기
3. 강의 시간에 졸리면 껌을 씹거나 찬물 마시기
4. 피곤하다 싶으면 나가서 바람쐬고 머리식히기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처음 1-2주는 너무 졸리고 커피를 안 먹으니까 힘이 없는 것 같고 더 피곤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카페인이 무서운 거라고한다. 안 먹으면 자꾸 생각나고, 자꾸 먹고싶게 만든다고 한다.
2주차
나는 점심 먹고 나면 "아.. 커피먹고 싶다" 하고 습관처럼 말하곤 했다.
커피 끊기 2주차가 끝나갈 때쯤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있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거의 없어지고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 없이 훨씬 편해졌다.
커피가 여전히 먹고 싶긴 하지만 일부러 물을 더 마시기도 하고, 그동안 참은 게 아까워서 꾹참았다.
'귀하신 몸'에서 양을 줄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끊으라고 하길래 딱 3주만 참아보자 하고 옆에서 커피를 먹어도 안 먹고 버텼다.
3주차
3주쯤 지나고 기숙사에서 나왔는데 수면 환경이 달라진것도 있겠지만 같은 시간을 자도 훨씬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깊은 잠을 자는 것 같았다. 잠을 푹자니까 낮시간에도 덜 피곤했다.
덕분에 커피를 안 먹어도 학교에서 좀 더 버틸만했다.
4주차
4주차가 되니까 커피 먹고 싶단 생각이 안 나는 날이 많아졌고 전날 새벽 4시에 자서 피곤한데도 커피 대신 차라리 비타 500을 먹기로 했다. 속 쓰렸던 것도 없어지고 잠도 전보다 잘 자니까 그래도 하루에 쪼끔 더 기운이 생겼다.
아주 극적으로 좋아시는 건 아니어도 이 정도만 해도 진짜 커피 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커피를 끊었더니 핸드폰 보는 시간이 줄었다.
전에는 무의미하게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많았는데 커피를 끊고 나니까 SNS에 대한 흥미가 좀 떨어졌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지만 현저하게 빈도가 줄었다.
3주차, 4주차 때는 코드 돌려놓고 e북을 읽었다.
핸드폰이 별로 재미 없다 ➡️ 할 게 없네 ➡️ 뭐하지 책이나 봐볼까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쫌 신기..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집중력이 쪼끔 올라갔다.
전에는 할일 잠깐 하고 딴짓 하고, 공부 잠깐 하고 딴짓 하고.. 이랬는데
지금은 전보다 뭔가에 집중하는 시간이 쪼끔 더 길어졌다. '엥?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네?' 이런 느낌이 종종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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